📺 전체 동선은 유튜브 영상으로 먼저 한 번 보시고,
세부 정보는 이 글을 참고하시면 계획 세우시기 편합니다.
0.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 서울·경기에서 반나절~1일 코스로 서해를 걷고 싶은 분
- 물때 스트레스 없이 제부도를 다녀오고 싶은 분
- 50·60대 부모님, 시니어와 함께 무리 없는 걷기 여행을 찾으시는 분
- 케이블카 + 해안길 + 일몰까지 한 번에 즐기고 싶은 분
1. 연 200만이 찾는 섬, 저는 하늘길로 들어갔습니다
제부도는 요즘 연간 200만 명이 찾는 서해 대표 섬으로 자리잡았죠.
예전에는 물때를 맞춰 모세의 길(바닷길)로만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곡항에서 제부도까지 바다 위 2.12km를 잇는 ‘서해랑 케이블카’가 생기면서
훨씬 편하게 다녀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차 대신 하늘길을 선택해서,
전곡항 케이블카 → 제부도 해안길 한 바퀴 → 전곡항 층상응회암 데크 → 탄도항 일몰
이렇게 반나절 코스로 다녀왔습니다.
2. 오늘 전체 코스 & 난이도 한눈에
🗺 코스 요약
- 전곡항 서해랑 케이블카 전곡정류장 출발
- 케이블카 타고 제부도 상륙
- 반시계 방향(오른쪽)으로 트레킹 시작
- 제부 마리나(요트 정박장)
- 제부도 빨간 등대
- 제비꼬리길 통제 → 데크 아래 해변길로 우회
- 해수욕장·음식문화거리
- 서서의자·조개의자·하늘의자
- 매바위
- 해안도로 따라 케이블카 정류장 복귀
- 다시 케이블카 타고 전곡항으로 이동
- 전곡항 층상응회암 해안 데크길 산책
- 차로 약 10분 이동 → 탄도항 일몰 감상
⏱ 소요 시간 & 난이도
- 제부도 걷기:
- 촬영 + 간단 식사 포함 약 2시간 30분
- 여유 있게 보면 3시간 이내
- 전체(케이블카+전곡항+탄도항):
- 이동·휴식까지 포함하면 반나절 코스
- 길 상태:
- 평지·데크 위주, 일부 모래·자갈·조개껍질 있는 해변길
- 무릎·허리 부담:
- ★★☆☆☆ (중하 정도)
- 50·60대도 천천히 걸으면 충분히 가능한 코스
3. 전곡항 서해랑 케이블카 – 900억짜리 하늘길

출발은 전곡항 서해랑 케이블카 전곡정류장에서 시작했습니다.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 걱정은 크게 없고,
건물 뒤로 바다가 탁 트여 있어서 도착하자마자 기분이 확 좋아집니다.
- 전곡항 ↔ 제부도 해상 구간: 2.12km
- 편도 소요 시간: 약 10분
- 총 사업비: 700억대 후반(900억 규모)
- 캐빈 종류: 일반 / 크리스탈(바닥 투명)
저는 약간 고소공포가 있어서 일반 캐빈으로 선택했습니다.
왕복으로 타실 분들은 QR 코드가 찍힌 티켓 꼭 잘 챙기셔야 합니다.
제부도에서 나올 때 한 번 더 찍어야 해요.
케이블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발 아래로 서해 갯벌의 패턴이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는 누에섬과 풍력발전기 3대,
왼쪽으로는 제부도 모세길이 함께 보입니다.
예전 같으면 물때 맞춰 바닷길로만 들어갈 수 있었던 섬을
이제는 하늘길로 편하게 건너가는 느낌,
그 자체가 여행의 첫 장면이 되어주더라고요.
4. 제부도 상륙, 반시계 방향으로 걷기 시작
제부도에 도착하면,
저는 케이블카를 정면에 두고 오른쪽(반시계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4-1. 제부 마리나 – 요트가 줄지어 선 풍경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제부 마리나, 요트 정박장입니다.
요트들이 한 줄로 서 있는 풍경이 꽤 이국적이고,
제부도가 단순한 해수욕장이 아니라
해양 레저 기지로 변해가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요트 대여비용 안내판을 보면서
‘이건 다음 생에…’ 하고 마음속으로 접어두고,
오늘은 두 다리만 믿고 계속 걷습니다.
여기까지는 거의 완전 평지라
무릎·허리 워밍업 구간으로 딱 좋아요.
5. 빨간 등대 & 제비꼬리길 통제, 그리고 컵라면 6,000원

마리나를 조금 더 지나면,
사진으로 익숙한 제부도 빨간 등대가 나옵니다.
파란 하늘, 붉은 등대, 뒤로 보이는 케이블카까지 한 화면에 들어와서
어디서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오는 구간입니다.
그런데 오늘 가장 큰 변수는 바로 여기서 나타났습니다.
제부도 대표 코스인 제비꼬리길 입구가 8월부터 보수 공사로 통행금지.

노란 ‘통행금지’ 표지판을 보는 순간
‘아, 오늘 영상은 망했나…’ 싶은 생각이 잠깐 스치더라고요.
하지만 배가 먼저 고팠습니다.
그래서 제비꼬리길 앞 가게에 들어가서
- 컵라면 1개
- 핫도그 1개
둘이 합쳐 6,000원짜리 바다뷰 한 끼를 해결했습니다.

바다 보면서 먹으니 이상하게 이게 또 참 맛있어요.
라면을 거의 다 먹을 즈음,
사장님이 한마디를 던져주십니다.
“지금은 물이 많이 빠져서요,
위쪽 데크는 막혔지만 아래 해변길로는 돌아가실 수 있어요.”
이 한마디 덕분에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열립니다.
6. 제비꼬리 데크 아래 해변길 – 윤슬과 절벽 사이 걷기



제비꼬리 데크 아래로 내려가면,
아까 위에서 보던 데크가 머리 위로 지나가는 다리가 됩니다.
오늘은 운 좋게도 물이 많이 빠진 시간이라
모래와 자갈, 조개껍질이 드러난 해변길을
제부도 해수욕장 쪽으로 쭉 걸어갈 수 있었어요.
- 오른쪽: 갯벌과 바다, 햇빛이 만들어내는 윤슬
- 저 멀리: 점처럼 떠 있는 작은 섬들
- 왼쪽: 파도로 깎인 해안 바위와 절벽
- 위쪽: 약간 낡아 보이는 제비꼬리 데크의 바닥
같은 장소를 걷는데도
위에서 보는 풍경과 아래에서 보는 풍경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되는 구간입니다.
여기는 평지이지만,
바닥이 모래·자갈·조개껍질이라
발바닥·종아리 근육이 꽤 열심히 일하는 구간이에요.
- 무릎 부담: 크지 않음
- 발목이 약하신 분들 → 천천히, 발을 조금 더 조심해서 디디기 추천
7. 음식문화거리 & 서서의자·하늘의자, 그리고 매바위


해변길이 끝나갈 즈음
제부도 해수욕장과 음식문화거리가 이어집니다.
회·조개구이·칼국수 집들이 쭉 이어져 있고,
다음에는 꼭 식사 시간 맞춰 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 구간에서 만나는 재미있는 포인트가
서서의자, 조개의자, 하늘의자 같은 특이한 의자들입니다.
- 서서 기대는 의자
- 조개 모양으로 파여 있는 의자
- 고개를 올려 하늘을 보게 만드는 의자
잠깐 기대서 서 있다가,
살짝 앉았다 일어나기만 해도
다리, 허리, 목까지 자연스럽게 스트레칭이 됩니다.
걷기 여행 중간에, 이런 의자 하나가 주는 여유가 꽤 크더라고요.
그리고 이어지는 곳이 바로 매바위입니다.
물이 빠진 시간의 매바위는
붉은 갯벌 위에 검은 바위가 솟아 있는 풍경인데,
정말 영화 「마션」 속 외계 행성 느낌이 납니다.
- 하늘: 아직 푸른색
- 갯벌: 붉은빛을 조금씩 띠기 시작
- 바위: 검게 서 있는 실루엣



조금 피곤해진 다리와 달리
머리는 갑자기 아주 멀리까지 여행을 떠난 느낌이었어요.
8. 해안도로로 돌아와 케이블카 정류장 복귀
매바위를 지나서는
해안도로를 따라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돌아갑니다.
인도가 잘 되어 있어서
그냥 동네 산책하듯 걸으시면 되고,
차량 통행만 가끔 한 번씩 체크해 주시면 됩니다.
촬영을 하면서 천천히 걸어도
제부도 한 바퀴 도는 데 약 2시간 30분 정도.
50·60대 기준으로는
중간에 카페·화장실·사진 촬영 시간을 넉넉히 포함해도
3시간 이내에 충분히 가능한 코스였습니다.
9. 전곡항 층상응회암 해안 데크 – 짧고 편한 지질 산책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전곡항으로 돌아오면,
그냥 집에 가기 아쉬워서
층상응회암 해안 데크길을 잠깐 걸어봤습니다.
전곡항 층상응회암은
아주 오래전 화산재가 켜켜이 쌓이고 굳어서 만들어진 바위층인데,
가까이서 보면 정말 책을 여러 권 포개놓은 모양처럼 보입니다.
- 길 상태: 완전 평지 데크
- 길이: 짧아서 산책하기 딱 좋은 수준
- 난이도: 무릎·허리 입장에서는 거의 0에 가까운 난이도
이날은 일부 구간이 보수 공사 중이라
중간쯤에서 유턴해야 했지만,
케이블카만 타고 그냥 가기엔 아쉬울 만큼
조용하고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10. 탄도항, 16:50 도착 · 17:15 일몰

이제 오늘의 마지막 코스,
탄도항 일몰입니다.
전곡항에서 차로 약 10분 정도면 도착하고,
제가 탄도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50분쯤이었습니다.
이날 일몰 시각은 17시 15분.
이미 해는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었고,
누에섬과 풍력발전기 너머로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해가 수평선 가까이 내려앉자
하늘과 해 주변은 진한 주황색 노을로 물들고,
갯벌은 이미 물에 잠겨 잔잔한 바다만 남아 있었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길이 열려 있었을 누에섬 물길은
완전히 물에 잠겨 흔적도 보이지 않고,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건
- 찰랑찰랑거리는 바닷물,
- 풍력발전기 실루엣,
- 그리고 노을이 비치는 반사광
뿐이었습니다.
제부도에서 2시간 넘게 걸어 다닌 다리와는 다르게,
탄도항에서는 그냥 가만히 서서 노을만 바라보는 20~30분이
하루 전체를 정리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오늘도 잘 걸었다.
그리고 올해도 나름 열심히 살았다.”
이런 생각이 조용히 올라오더라고요.
11. 걷고 건강해지는 서해 반나절 코스, 정리
이번 코스를 한 줄로 정리하면,
전곡항 서해랑 케이블카 → 제부도 해안길 한 바퀴 →
전곡항 층상응회암 데크 → 탄도항 일몰
이렇게 반나절에 끝내는 서해 걷기 + 일몰 코스였습니다.
- 평지·데크 위주라
- 무릎·허리 부담은 적고
- 심폐 기능, 혈액순환, 하체 근력을 천천히 쓰기에 좋고
- 중간중간 의자·전망대에서 쉬어갈 공간도 많아서
50·60대, 부모님과 함께 오기에도 괜찮은 코스였습니다.
멀리 비행기 타고 나가기 부담스러운 요즘,
서해 쪽으로 이런 반나절 코스를 한 번쯤 걸어보는 것도
몸과 마음을 다 같이 리셋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